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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ound/Audio DB

[캡쳐] 골드문트의 EIDOS 18 SACD - 벌거벗은 임금님 앞의 군중들

by Rescue911K 2010. 3. 13.

엮인글 주소 :: http://blog.ohmynews.com/gauzari/rmfdurrl/209108

 

한 블로그에 스위스의 유명한 초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인 골드문트의 에이도라는 cd플레이어(국내 가격 700만원이란다)와 일제 파이오니아 dvd플레이어(dv-3801)의 내부 기판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http://lllkidlll.egloos.com/4139325)

참고로 골드문트 하면 하면 초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로 유명하며 아무튼 엄청나게 비싸다. http://www.audiogallery.co.kr/여기에 있는 골드문트 제품 가운데는 스피커 한 세트에 2억5000만원 짜리도 있다.

원래 이 사진은 해외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 것이다.

골드문트와 파이오니아 제품의 내부 기판이 똑같다. 즉 두 제품의 기계적 성능 특히 음질은 틀릴래야 틀릴 수 없다는 말이다.

dv-3801의 가격은 얼마일까?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중국어만 뜬다. 이는 이 모델이 중국에서만 출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사이트에서 보니 중국돈으로 700위안이다. 우리돈 약 8만4000원 정도다.

dv-3801과 기판이 똑같은 제품이 국내에서 출시됐는데 DV-696A라는 모델이라고 한다. 옥션에서 17만5000원한다.

골드문트는 8만원짜리 제품에나 들어가는 기판을 가져다가 껍데기만 씌워서 83배를 받아 먹었다.

아마 이 쪽 계통에서 일하고 있는 듯한 한 사람의 분석에 따르면 기판 자체는 중국에서 장당 1만원 이하로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부러 무게를 늘려  뽀대감을 주기 위해 아무 필요도 없는 트로이달 트랜스를 달아놓았다고 한다.

오디오계에서는 왠지 무게가 나가면 더 소리가 좋은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이 상식이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pic_pds&mode=view&num=37100&page=0&view=n&qtype=content&qtext=%B0%F1%B5%E5%B9%AE%C6%AE)

문제는 이 제품만 그런다는게 아니다. 골드문트의 여러 제품이 이런 전례가 있으며 또 다른 초 하이엔드 제품 가운데 이런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골드문트가 나쁜 놈일까?

오디오 사이트로 유명한 실용오디오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http://www.enjoyaudio.com/zeroboard/view.php?id=questions&page=1&sn1=&divpage=7&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2302)

마크레빈슨이 이렇게 말했다죠?
"우리는 순진한 음악애호가를 속여서 먹고 사는 것"이라고요.

일정한 수준의 CD와 앰프라면 특별히 주파수 특성에 손질(?)을
가하지 않았다면 소리가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뭐라고요? 골드문트가 나쁜 놈들이라구요?
아닙니다.
벗은 것을 보고도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이 멋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무수한 이웃들을 속인 군중들이 더 나빠요.

오디오계는 두가지 흐름이 있다. 실용론과 비실용론이다.

실용론자들의 일정한 수준의 앰프와 cd라면 특히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수천만원짜리나 10만원대 초반 짜리나 전혀 음질 차이가 없다고 본다. 디지털의 속성상 음질 차이가 날래야 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쓸 수 밖에 없는 스피커에서만 음질과 소리 성향의 차이를 인정한다. 그것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비실용론자들은 가격이 수십배, 수백배가 차이나는데 당연히 앰프와 cd의 음질 차이는 크며 스피커 선을 바꾸거나 전원 케이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음질의 상승이나 소리 성향의 변화가 있다고 본다.

10만원짜리 앰프 cd플레이어와 1000만원짜리 앰프 cd 플레이어가 어떻게 음질이 같을 수 있으며 만약 둘이 같다면 비싼 앰프 쓰는 사람들은 똘아이들이냐고 반문한다.

비실용론자들은 오디오의 매칭에 골몰한다. 예를들어 재즈에는 아무게 회사 무슨 앰프가 좋으면 무슨 프리 앰프는 00제품에 파원 앰프는 00제품, 스피커 케이블은 00제품, 인터 커넥터 케이블은 00제품, 전원 케이블도 00제품을 매칭한 뒤 스피커는 00제품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스피커의 인터 커넥터 케이블에 1000만원을 쓰기도 하며, 전원 케이블 가격만 100만원 짜리도 있다.

비실용론자들은 100만원짜리 dvd 플레이어의 음질이 20만원짜리 음악용 cd 플레이어보다 못하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dvd 플레이어는 여러가지 잡탕을 재생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음악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cd 플레이어보다 음질이 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실용론자들은 10만원짜리 dvd플레이어와 500만원짜리 cd플레이어의 음질은 아무 차이가 없으며 되레 디지털 시대에는 여러가지 형식의 음원을 재생하기 편한 dvd 플레이어가 더 좋다고 주장한다.

실용론자와 비실용론자들은 논쟁은 격렬하다. 서로 상대방에게 증오의 말을 서슴없이 내뱉을 정도다. 곧 정치세계에서 계급투쟁 벌어지는 것 같다. 아니 사실 계급투쟁의 양상이다.

실용론은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정치지향에 관계없이 결국 '민중민주주의 오디오론'이 될 수 밖에 없고 비실용론은 역시 그들의 정치 지향에 상관없이 부르좌적 오디오론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오디오나 홈시어터에 입문하면 인터넷을 뒤지고 곧 보게 되는게 앰프, 스피커, 케이블의 성향과 음질 차이라는 말이다.

수많은 현란한 언어로 장식된 오디오 평가가 난무하고 그런 말을 듣다보면 그리고 뽀대감을 느끼기 위해 어느 덧 음악 보다는 기계 자체에 몰입하게 된다. 취미로 시작한 게 집안 기둥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오디오는 무엇인가 고상한 취미로 격상되게 되며 음악이 아니라 기계를 쫒아 수없는 시간과 돈을 쓰게 된다.

실용론이 평범한 서민 대중들에게는 훨씬 더 유리한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이 쪽은 항상 숫자가 적다. 평범한 월급장이들도 왠지 실용론을 멀리하면서 비실용론에 빠져들고 처음에 20~30만원 앰프로 시작한게 나중에 수백만원짜리 앰프도 서슴없이 사게된다. 그러면서 "앰프와 cd 바꿨더니 역시 소리가 탄단해지고 저역에 힘이 생기며..."하면서 또 다른 오디오 초입에 들어선 보통 사람들에게 펌푸질을 한다. 

8000만원짜리 전세 살면서 2억원짜리 앰프와 스피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궁극적인 음을 향한 숭고한 구도의 길로 미화된다. 실제로 음악 자체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말이다. 차리라 그 돈이라면 직접 음악 공연을 보는 게 더 나을 텐데 말이다.

골드문트의 EIDOS 18 SACD Player라는 제품에 대한 한 국내 오디오 전문가의 평가다.
리뷰에 사용된 에이도 제품의 가격은 국내에서 840만원이다.

(http://www.hificlub.co.kr/web/board/brd_wz_view.asp?pid=10156&f_lid=100107&up_pid=&lid=100&level=0&table=brd_10023&cat_gb=&ishtml=n&p_next=4&p_f_lid=100109&p_lid=100&next=4&cond=&s_text=)

이전 하이엔드급 디지털기기를 비교해서 집중청취 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소닉프런티어즈의 트랜스포트와 DCS엘가의 조합을 연상케 하는 소리다. 당시에 가장 인상 깊었고 가장 갖고 싶었던 조합이기에 귓속에 깊이 각인되었는데 비슷한 소리라서 생생하게 다시 떠올려 진다. 기기가 SACD인 만큼 SACD와 일반 CD를 비교 해보기 위해 여성보칼 옴니버스음반인 Master를 걸었다.

그 음반에서 가장 즐겨 듣게 되는 2번곡 CHIE AYADO를 비교해 보니 SACD와 일반 CD는 당연하지만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SACD에서의 CHIE AYADO와 연주자들은 적당한 무대의 넓이와 깊이를 형성해서 그 사람들의 위치를 일일이 보여주는데 반해서 같은 음반의 일반 CD를 바꿔서 같은 곡을 틀어보니 갑자기 무대가 쭉!~~ 하고 좁아드는 느낌이 들만큼 큰 차이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에이도스 18은 포용력도 좋은지 일반CD도 훨씬 해상력 좋고 중저역 탄탄하며 무엇보다 투명한 질감의 소리를 내준다.

소니 롤린스의 재즈섹스폰은 마치 그 연주장의 한가운데 앉아서 발가락을 까닥거리는듯 열기가 생생하게 느껴지며 전혀 그 소리들이 엉키거나 섞이지 않는다. 소니롤린스의 섹스폰 리드에서 침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마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사발연주의 ‘라폴리아’에서는 볼륨을 아무리 올려도 그 악기들이 하나 하나 다 가려낼 수 있을 만큼 음의 가닥 가닥을 추려내는 능력이 정말로 대단하단 생각을 갖게 하며 류트 연주자의 손톱 끝으로 튕기는 소리도 아주 기분 좋게 잘 구분이 된다.

아무튼 이 사람의 평가에 따르면 엄청난 제품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사람의 리뷰에 첨부된 골드문트 내부 기판을 보면 앞의 파이오니아 제품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오디오 평론가는 위 사진에 붙어있는 설명처럼 온갖 찬양을 했다. 1만원짜리 기판이 골드문트 껍데기를 입는 것만으로 이런 최고급 시스템이 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사람은 오디오(소리) 평론을 한 게 아니라 케이스에 대해 평론을 한 것이다. "이 케이스는 840만원의 가치를 훨씬 더 뛰어 넘는다"고 말이다.

만약 이 사람이 앞의 파이오니아 dvd 플레이어 평가를 했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예 평가를 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을 것이다. 오디오계에서는 dv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은 한마디로 쌍것들이나 하는 천한 짓이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이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골드문트와 파이오니아의 소리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pic_pds&mode=view&num=37098&page=0&view=n&qtype=content&qtext=%B0%F1%B5%E5%B9%AE%C6%AE

골드문트 평생 들어보지도 못할 쌍것들이 왜 궁시렁거리느냐는 식의 댓글을 단 사람도 있다.

인간의 주관성은 이렇게 무섭다. 보고도 믿지 않으니 말이다.

 

엮인글 주소 :: http://blog.ohmynews.com/gauzari/rmfdurrl/20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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