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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ound/Audio DB

[캡쳐] 오디오 베이직 스토리 - 국적별로 따져본 앰프 메이커

by Rescue911K 2010. 3. 13.

<<미국>>

한때 미국산 앰프들은 그 뛰어난 성능으로 전세계 오디오 시장을 거의 평정하다시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에 접어들어 일본산 앰프의 대량 생산과 대중적으로 접근이 비교적 쉬운 가격에 밀려 그 활동이 많이 위축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순수 미국제 앰프들은 거의 하이엔드급이라고 할만한 기기들이며
이들 앰프의 특징은 설계단계부터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음질만을 추구하는 이른바 cost-no-objective정책으로 임하기 때문에
비용과 크기를 줄일 수 있는 OP앰프 IC와 같은 부품을 사용하기 보다는
특성이 좋은 개별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회로를 구성하는 설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종음질에 결정적 요소가 되는 전원트랜스포머, 전해콘덴서 등 주요부품은 대용량제품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따라서 앰프의 크기가 커지고 무거워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제작 과정에서도 전자동으로 처리하기보다는 부품을 하나하나 검사해가면서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맥킨토시랩(McINTOSH LAB). 미국산 앰프의 대명사격이지만 현재 실 소유권은 일본으로 넘어가 있다.
1949년 미국 동북부에 있는 빙햄톤에서 본격적으로 출발하여 앞에 이미 설명한 진공관 앰프 시절에 전성기를 맞이 했었다. 


이외에 마크 레빈슨을 생산하는 마드리갈(MADRIGAL),
실제 마크 레빈슨 앰프의 디자이너인 마크 레빈슨이 재판결과 자신의 이름을 앰프 이름으로 사용치 못하게 되자 만든 첼로(CELLO),
마크 레빈슨과 쌍벽을 이루는 크렐(KRELL),
1960년대 창립하여 지금까지 진공관식 앰프를 꾸준히 제조하고 있는 오디오리서치(AUDIO RESEARCH), 카운터포인트(COUNTER POINT),
은행원이면서 오디오 애호가였던 빌 콘라드와 루 존슨이 1970년대 중반에 설립한 콘라드존슨(Conrad Johnson),
일반 TR대신 진공관 특성에 가까운 FET소자를 중점적으로 채택하여 사용하는 특성을 가진 트레숄드(Treshhold) 등이 있다.


<<유럽>>

유럽의 오디오 제품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말에 이르러서였다.
그러나 대개는 유럽 제품하면 바로 영국 제품을 생각할 만큼 국내에서는 영국 제품들이 초강세를 이루었다.
그러나 유럽의 많은 나라들 중 오디오 메이커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가 없을 만큼
그들의 기술력과 전통 또한 오래된 메이커들이 많이 있다.

버메스터(Burmester :독일), 골드문트(Goldmund : 스위스), 자디스(Jadis : 프랑스), 프라이메어(Primare : 덴마크) 등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나라의 앰프를 보면,
각각 그들 나라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 부합된다고 할 정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버메스터의 경우 음악가 출신인 경영진이 디자인한 제품으로 마치 공장의 전기기계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차가운 외관(샤시 재질이나 마무리 솜씨는 공예품 수준)과 함께 정밀한 회로 설계, 단정하고 세련된 음색이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모든 입력 소스를 모듈화하고, 이것을 메인 기판 위에 수직으로 삽입하도록 되어 있다.

골드문트의 경우 스위스제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시계의 나라답게
100W 출력을 갖는 파워 앰프(미메시스3)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두께와 크기는 축소되어 있지만
내부에는 4개의 토로이달 트랜스와 8대의 전원부를 탑재하고 여기에 각각 별도의 필터를 탑재하고 있다. 



자디스는 화려하고 우아한 외관(금장)을 가지고 있다. 다분히 감성적인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외에도 진공관과 종합전자메이커로 잘 알려진 독일의 텔레푼켄(TELEFUNKEN), 지멘스(SIEMENS), 브라운(BRAUN)이 있고,
벨기에의 스피커 메이커인 B&O(BANG & OLUFSEN), 릴 데크의 재명사였던 스위스의 레복스 등이 있다.


<<영국>>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도 대륙과는 별도의 철학으로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일궈낸 영국의 앰프들을 보면
'과연 브리티쉬 사운드라는 것이 있기는 있구나' 하는 찬탄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한 제품 라인업과 함께 수많은 메이커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영국적인 앰프와 스피커의 대명사는 쿼드 앰프와 탄노이 스피커 일 것이다.
영국의 오디오 산업 특히 상업적인 앰프의 태동은 1930년대 말로서 그 당시 제작된 영국산 진공관은
지금까지 일부 호사가들에 의해 애지중지 될만큼 그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다.
왜, 영국하면 쿼드 앰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가 하면 쿼드 앰프의 전통이 영국의 특성과 알맥상통하는 바 크기 때문인데,
보수적인 영국제 앰프들은 심사숙고하여 설계되고,
필드 테스트를 거쳐 출시되며 일단 출시된 앰프들은 모델 교체없이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킨다.
그렇다고 이들 제품이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과 회로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비록 외모와 기본 설계는 같지만
부품이라든지 내부회로는 꾸준히 개량되고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전통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반영된다.

영국제품이 오디오 업계의 선두자리를 계속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 때문이었다.
첫째.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의 기기에 묘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한다. 구 모델임에도 계속 상점에 진열하고
판매함으로써 스스로 최신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그러면서도 내부는 끊임없이 개량한다.
둘째. 같은 모델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며,
계속된 개량으로 고장률이 적고 고장이 나더라도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셋째. 외관 디자인이 출중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막상 집안에 설치하면 오래된 가구의 일부처럼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다.

뮤지컬 피델리티(Musical Fidelity)는 80년대 영국의 진공관 앰프 메이커였던 마이클 & 오스틴 사의 창립자 중 한 사람이었던
마이클 안소니 퀸이 창립한 회사로 이 회사 제품은 국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이 회사의 처녀작이었던 A1시리즈의 인기는 가히 선풍적이었다.
내부 회로도 알차고 TR로 진공관적인 음색으로 음악성이 풍부하다.

메리디안(Meridian))은 산업디자이너였던 루이스 로이드와 앰프 설계자인 밥 스튜어트가 설립한 회사로서
국내에는 현재 CDP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앰프가 전문이었다.

미션(Mission).
기능이 단순하고 호화롭지 않지만 비교적 충실한 내부 회로를 가지고 있으며 출력도 적당하다는 면에서는
상당히 영국적이나 디자인적으로는 다소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가로로 길지 않고 세로로 길기 때문에)

그외에도 턴테이블 메이커로 널리 알려진 린과 네임, 캘빈 랩스, 진공관 계열의 오디오 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영국 제품들은 이른바 브리티시 사운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외관보다는 내면적 충실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스위치류를 과감히 삭제하고 미국 제품들 처럼 최고급 부품은 아닐지라도
양질의 엄선된 부품들을 채용하여 음악애호가들에 의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제작되었기 때문에
음악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나무랄데 없는 품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들의 보수성 때문에
80년대 이후 세계적 조류인 AV화와 디지털 응요기술 측면에서는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하이엔드급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전통답게 보수적이고 실용적인 오디오 애호가들이라면 영국제 앰프들은 아직도 그 매력을 전혀 잃지 않고 있다.

 

<글 : 전종배님 jjeonbae@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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